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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처럼 대중음악계의 트렌드라면 트렌드일까요. 자극적인 제목의 곡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은근한 비유와 함축적인 표현이 많이 쓰이던 것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모양새죠. 흡사 시를 연상시키던 예전 노래 제목들이 문학에 토대를 두고 있었다면 지금은 일상의 언어를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아무 스트리밍 사이트나 들어가서 제목을 한 번 훑어볼까요. 라면인건가, 꺼져, 될 대로 되라고 해, 너 땜에 못살아, 어이 없네, 듣고 있어?, 이놈. 의도한 건 아닌데 노래제목 하나로도 시트콤의 한 컷 정도는 찍어낼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중 제 눈에 가장 띄는 곡은 팬텀이라는 그룹의 ‘조용필처럼’입니다. 노랫말에 특정인 이름을 언급하는 경우는 종종 봐왔지만 제목에 떡하니 이름을 박는 경우는, 적어도 저에게는 가요에서 처음이었습니다.. 더보기
담배에 허락된 이름들 담배의 유해성은 더 말해 필요없으니, 일단 이 불타는 종이막대가 고뇌하는 인간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고,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찬찬히 같이 보길 원합니다. 혁명가 체 게바라는 담배를 애찬하는 시를 쓰며 이런 글귀를 남겼습니다. "게릴라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위안거리는 담배 한 대이다. 휴식시간의 담배 한 대는 고독한 전사의 둘도 없는 친구다" 노래로 옮겨와볼까요. 이제는 고인이 된 김광석의 대표작 '서른 즈음에' 가사를 떠올려 보시죠. "또 하루 멀어져간다. 내뿜는 담배연기처럼. 작기 만한 내 기억 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 서른을 맞는 초조함을 달래준 것은 친구도 부모도 아닌 담배였습니다. 3040이 입대 전 김민우의 '입영열차 안에서'를 불렀다면 기성세대들은 최백호의 '입영전야'를 .. 더보기